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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드라곤
aka 쥐짜르트





한국대중가요하고는 미국에 온 이후로 한 6~7년 동안 담을 쌓고 있었던 본인이 작년 빅뱅이란 그룹을 처음 접해보고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TV 키면 나오던 아이돌 가수를 생각하고 있다가 뒷통수를 맞은 셈이죠. 똑같은 옷 입고 대량의 백댄서와 단체로 군무를 추던 90년대 말/2000년대 초 아이돌 가수를 아직도 기억하는 저한테는 멤버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두드러지는 컨셉과 무대 구성, 남자가 봐도 멋진 패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노래등으로 무장한 빅뱅을 처음 보고서 화들짝 놀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후 유튜브 등지에서 빅뱅 퍼포먼스나 뮤비, 그리고 그 후 솔로로 나온 멤버들 곡들을 접해보게 되었지요.




한국 대중음악하고 서구권 팝 음악하고의 시간 차는 갈수록 좁혀 지고 있고 둘이 공유하는 교집합도 날로 커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문화권의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이란건 상당히 포괄적이기에 여기서는 일단 아이돌 음악에 한정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본인 중고등학교 시절에 인기있던 아이돌 가수들 곡들은 그때 당시 빌보드차트를 장악하던 곡들에서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 일본 아이돌 가수를 벤치마킹한 경우가 훨씬 많았지요. 사운드적으로는 십대 청소년들을 타켓으로 한 한국/일본 아이돌식 롤리팝 사운드가 주를 이뤘다고 볼 수 있는데 Backstreet Boys 나 뉴키즈온더블락 같은 미국 아이돌 그룹들 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의 것이었다고 간추려 볼 수 있습니다.




시대가 한참 지난 요즘 가요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최근 몇년간 빌보드 차드에서 선전해 왔던 흑인 R&B/랩 음악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솔로앨범에서 차용되었던 형태의 전자음악이 국내로 많이 흘러들어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곡의 형태는 아이돌 가수 포맷에 맞춰 일렉트로니카적인 사운드에 중간 중간 랩도 넣어주고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오프라인 음반시장의 축소와 함께 인터넷에서 곡 단위로 음악을 구매하는 시장이 커지다 보니 소위 말하는 샘플링 위주 혹은 30초짜리 곡들이 넘쳐난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러한 점들도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한 팝음악의 특징이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처음 제가 빅뱅을 선두로 한 최근의 한국 아이돌음악을 접했을때 놀라움을 느꼈던 이유는 일단 한국적인 아이돌 노래라는 친숙한 포맷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사운드적으로는 비슷한 주류 팝 음악에서 크게 뒤떨어지는 점 없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단순히 서구권 음악시장에서 유행하던 트렌드를 몇년 후 물려받던 위치를 훨씬 넘어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론 느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 가수들이 craig david 의 insomnia 와 flo rida 의 right round 를 가사만 한글로 바꿔서 불렀는데도 이질감이 전혀 없다는 것은 사운드적으로 국내 가요와 팝 음악의 교집함이 커졌다는 점을 반증합니다. 더불어 뮤비나 공중파 방송 퍼포먼스 등에서도 보여지는 패션/안무/스타일 등에서도 "최신" 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습니다. 실제로 유튜브와 같은 UCC 웹사이트의 등장과 함께 최근 한국 아이돌 가수들은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팝음악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결국 제 개인적으로는 최근 국내 음악시장 판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중심에 있던 빅뱅, 그리고 또 그 특정 아이돌 그룹의 중심에 있는 저 위의 사진의 인물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또 그렇기에 최근 표절건을 보고서 느끼는 씁쓸함 또한 상당하구요. 빅뱅이 최신 트렌드와 한국 아이돌 형태의 음악의 비율을 잘 조율해서 한국 음악 시장 트렌드를 잠시나마 주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키시켜 보면 GD 솔로 앨범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표절의 향기는 상당한 실망을 안겨줍니다.




일단 표절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제쳐두고 실제 GD 앨범을 들어보면서 제가 느낀 소감은 썩 잘 만들어진 팝 앨범이라는 겁니다. 귀에도 쏙쏙 들어오고 사운드도 만족스럽고 나름 GD 랩 듣는 재미도 있고 말이지요. GD 본인 자신이 현재 얼마만큼의 음악적 재능과 소양을 가지고 있는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가 그렇듯이 GD 도 소속사가 잘 만들어낸 캐릭터 가면을 쓴 청소년에 불과 하겠지요. 하지만 아이돌 가수로 출발했다고 "너는 진짜 아티스트가 아니야" 라고 말 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같은 특별한 경우에는 아이돌 가수로 발굴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생긴거/춤실력/끼 등을 어느정도 검증받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GD 는 음악적으로 그리고 향후에 더 큰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었습니다. 헌데 표절앨범을 내면서 그게 어렵게 됬습니다.




GD 의 앨범에 실린 곡들이 얼마나 쏙쏙 들어오고 얼마나 인상적인가, 비록 아이돌 가수 음반이지만 나름대로 얼마만큼의 음악적 완성도를 성취했느냐 하는 질문들은 이 앨범이 성공적인 팝 음악들을 노골적으로 베껴왔다는 점을 깨달을 때 즈음이 되면 머릿속에서 사라집니다. 앨범이 한곡도 아니고 서너곡을 빼도박도 못하게 베낀 표절패키지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작사작곡도 직접 한다는 상당한 음악적 소양을 가졌다는 GD 의 컨셉은 구라로 인식이 되고 GD 본인은 사기꾼으로 인식됩니다. 곡들의 상당 부분을 복사/붙여넣기 하듯이 가져와서 손좀 본 후 가사만 바꿨다는 걸 인식 하는 순간 가수 본인이 얼마나 똑똑한 척을 하든 노래를 통해 무슨 얘기를 하려 하든 진지하게 받아들을 수가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된 이상 "표절" 이라는 두글자는 GD 가 죽는 날까지 스티그마가 되어 앨범 낼 때마다, 곡 낼 때마다 따라다니게 됩니다. 아이돌 가수에서 아티스트로 변모하려 할때도 청자들은 표절이냐 아니냐를 먼저 생각할 겁니다.




사실 저한테 이런건 별로 상관없습니다. GD 가 아니어도 재능충만한 아이들은 우리나라 유수의 소속사들이 잘 발굴해서 잘 훈련시키겠지요. 제일 아쉬운 점은 잠시나마 제가 빅뱅/원걸/소녀시대 등을 보면서 거기에 대해 가졌던 자부심, "이정도면 굉장한데." 라고 느꼈던 그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점이 되겠지요. 아아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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