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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보다보면 감독의 역량이 작품의 완성도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 지를 잘 볼수 있습니다. 터미네이터 1편과 2편을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흥행감각이 상당한 인물임과 동시에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 제작중인 아바타 (avatar) 라는 SF 영화는 제작 초기 예상하던 제작비용을 훌쩍 넘어서 현재 200 million USD (약 3000억원?) 을 넘게 지출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제작이 다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아마 역사상 최고로 값비싼 영화가 될 거라고 합니다. 하나 덧붙여 더 얘기를 하자면 카메론은 최신 영상기술을 자신의 영화에 접목시키는 혁신성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터미네이터 2에 사용된 CG 특수효과도 그렇고 흥행실패상의 이유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스피어에 사용된 특수효과 또한 이 사람의 혁신성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번에 제작중인 아바타는 입체영상 기술을 사용한 최초의 영화가 될 거라고 하는군요. 스피어의 실패사례가 있긴 하지만 "완성도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잘 만들어내는 카메론의 역량을 생각해 본다면 아바타라는 영화가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줄지, 그리고 얼마나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제공해 줄지 기대만땅입니다.




제 어릴적에 터미네이터라는 영화는 애들사이에서 인기면에서 나홀로집에/베토벤 따위는 저리가라고 ET 도 뺨칠만할 정도의 영화였습니다. 어느 집에나 카피본이 하나씩 있었으니 그 인기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죠. 무시무시할 터미네이터 디자인은 물론이고 우울한 아포칼립스적 미래 세계관, 정말 간떨리는 대결 장면 등등 하며 여러번 봤지만 볼때마다 재밌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2편의 총맞아도 죽지 않는 불사신 같은 액체금속 로봇은 1편과는 또 다른, 색다른 영상적인 충격을 선사해 주었지요. 이 두편의 터미네이터들은 새로움으로 가득한 영화들이었습니다. 1편은 미래에서 온 로봇 자객이 주인공의 목숨을 노린다는, 싸구려 B급 SF 영화 스러운 줄거리를 인상적인 영상효과와 치밀한 구성을 바탕으로 S급 재미를 선사하는 명작 SF 영화였습니다. 2편은 1편의 영상을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 한 작품으로서 액션성이 대폭 가미되었으며 서스펜스 또한 1편에 뒤지지 않는, 1편의 뒷얘기를 궁금해하던 전세계 팬들을 만족시킨 명작이죠. 저는 이 모든게 "카메론" 감독이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만큼 감독의 역량이란건 영화의 완성도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요.




세상에, 총을 맞아도 죽지를 않더군요! 저 찌그러운 알루미늄 같이 생긴 상처들이 꾸물꾸물 채워지면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랬던지 = =




아무튼... 시리즈 두편을 통해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어들인 영화사는 카메론에게 3편의 메가폰을 맡기려고 끈질기게 설득을 시도했었나 봅니다. 하지만 T2 감독판에서 볼수있는 엔딩 (T-1000 을 막음으로서 심판의 날은 오지 않고 인류는 해피해피 하게 잘 살았다)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카메론 감독은 2편을 끝냄으로서 할 얘기를 다 끝냈다 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뭐 T2와 동급이거나 그것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스런 중압감도 한몫을 했겠지요. 게다가 3편을 만들기 위해 필연적인 터미네이터 세계관의 확장은 결국 1편과 2편에서 정립된 세계관을 부수는 꼴이 되는데 카메론 감독이 이를 원치 않았을 수도 있지요.




오랜 시간이 지나고 3편이 나왔습니다 (91년에 2편이 나오고 03년에 3편이 나왔으니 12년 만이군요). 감독은 역시나 카메론이 아니더군요. 조나단 모스토우라는 친구가 감독을 했는데 이사람 영화는 다른건 모르겠고 브레이크다운이라는 영화는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3편은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터미네이터라는 프랜차이즈가 가지는 가치에 비교하면 말이지요. 새로운 것이라고는 새로운 여자 터미네이터와 소심하고 찌질하고 못생긴 존 코너 뿐이었습니다. 3편의 그래픽은 2편에 비해서 그래픽적으로 다듬어진 모습 (무려 12년 뒤의 기술인데 떨어지면 말이 안되겠지요)을 보여주지만 2편의 액체금속이 보여줬던 충격에 비하면 민망할 정도로 싱겁습니다.



얘기가 좀 샜는데, 지난 주말에 터미네이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시리즈 4편 이라지요?



저는 아무래도 영화사의 마케팅에 당한 케이스인가 봅니다. 우울하고 쿨해보이는 트레일러만 보고서 기대감 충만해서 주저않고 영화표를 끊었으니까요. 감독이 미녀삼총사를 감독한 친구라길래 좀 걱정도 됬지만 선입견따위는 버리고 보자는 맘으로 리뷰나 점수도 보지 않았습니다. 뭐 보고난 뒤 제 소감은 정말 지루하고 쪼는 맛도 없고 재미도 없다 입니다. 로봇 큼직한거 몇개 나와서 난리치는걸로 빈약한 스토리를 숨기려고 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랑 같이 보러 갔던 친구도 별반 다르게 느끼지 않은 모양이더군요. 4편의 단점들은 조금 있다 설명하기로 하고... 4편의 강점은 감각적인 비주얼 이거 하나 뿐입니다. 초반부에 관제탑들이 수북한 사이버다인 기지를 폭격하는 장면하고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부분들은 시청자를 압도하기는 합니다. 머리가 어지러울정도로 심하게 흔드는 카메라도 금속적인 기계소리 빠방한 사운드 덕에 참아줄 수 있더군요. 뭐 그거 말고는 그다지 장점이라고 내세울 게 없군요. 마커스라는 심장과 두뇌는 사람이지만 나머지는 기계인 인물은 그 자체로서 인상적인 인물이기는 하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그 인물에 대한 배경이 소개되는 일은 별로 없어서 매우 아쉽더군요.



뭐 단점들에 대해 언급을 하자면 상당히 많은데 일단 크리스찬 베일이 분한 존 코너가 너무 단차원 적인 인물이라 맘에 들지 않더군요. 뭐 이 영화의 중심이 마커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으니 주인공이 되야할 베일의 비중이 줄어드는건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말이죠. 이 영화에서 존 코너는 고민만 실컷 하다가 마지막에 스카이넷에 쳐들어가서 아놀드하고 열심히 싸웁니다. 그러다가 영화 끝..... 진정한 리더가 된 존 코너를 보려면 다음 편까지 기다려야 되나요? 것 참....



4편은 여러모로 게으르고 여러모로 관객에게 불친절한 영화입니다. 보면서도 좀 많이 답답하더군요. 영화에서는 존 코너가 어떻게 해서 저항군에게 메시아적인 존재로 인정을 받게 되었는지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비가 주룩 주룩 내리고 천둥번개가 치는 하늘 아래 터미네이터 몇기가 순찰을 도는 싸구려 공장처럼 묘사된 스카이넷은 할말이 없게 만들더군요. 이 영화에서 기계들은 사람들을 잡아다가 연구용도로 쓰는 발달된 인공지능을 가지면서도 특정 주파수에 반응만 하면 죽어버립니다. 무슨 이런 싱거운 영화가 다 있는지 = = 게다가 줄거리는 작위적이고 클리셰가 난무합니다. 마지막 존 코너와 아놀드가 로봇공장에서 대결하는 장면은 1편에 대한 오마쥬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흡사한데 1편의 염통이 쫄깃해지고 심장이 뛰다 말정도의 섬짓함은 찾기 힘듭니다. 왠지 4편에서는 진짜 같아보이는 터미네이터가 성큼성큼 카메라를 향해 걸어와도 무서운 맛이 전혀 없더군요. 1편에서 인간은 온몸이 금속으로 되어있는 터미네이터라는 로봇 앞에서는 한대만 맞아도 뼈가 다 부서지는 약한 존재였는데 어느새 존코너는 진화해서 아놀드하고 펀치를 주고받더군요. 이같은 부분들도 사실 큰 단점은 아닌데 터미네이터 팬이라면 1편과 2편의 서스펜스를 잊을 수가 없기에 왠지 돈만 갖다붇고 제법 심심하게 구성된 4편의 액션신이 아쉬운 거겠지요.  




아무래도 5편이 나올 분위기인데, 스토리라인 강화와 캐릭터들 배경묘사가 절실히 필요할거 같지 않나 싶습니다. 영화관에서 보던 사람들 중에 좀 많이 황당하다고 느낀 사람은 저하고 제 친구뿐은 아니지 싶더군요. 영화가 다 끝나고 나가는 모습을 보니 다들 적잖이 당황하던 모양인거 같더군요. 다들 그 만큼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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